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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후에 여행 | 다낭 근교 여행지 추천 | 후에 황궁 | 나이트 워킹 스트릿

감귤차차 2025. 4. 25. 21:53

후에역

📍다낭에서 후에 당일치기 – 낯설지만 괜찮았던 하루, 아니 꽤 괜찮았던

다낭과 호이안.
사실상 둘 다 지겹게 돌았고, 이제 어디 가야 하나 고민만 하던 와중에 구글 지도로 훑어보다가 ‘후에(Hue)’라는 도시를 발견했다.
처음엔 “어디?” 싶었는데, 검색해보니 베트남의 옛 수도, 즉 한마디로 ‘나름 역사 있는 도시’. 한국인보다는 서양 관광객들 사이에서 더 유명한 곳이라 낯설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그랩, 투어, 기차 등 교통편도 나쁘지 않고 당일치기 충분하단 글을 보고 바로 결정.
“이럴 땐 바로 가야지 뭐” 싶어서 기차표부터 인터넷으로 예매했다. 이번엔 제대로 기차 여행이다.


 

 

감성 가득한 기차 여행 – 쾌적하진 않아도 분위기는 충분

다낭역에서 후에까지는 약 3시간 30분.
기차는 한눈에 봐도 연식이 좀 됐다. 솔직히 노후됐고, 청결은 별로. 하지만 그 대신 뭔가 감성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게 이상하게 정겹더라.

우리는 침대칸을 예매했다. 한국에서도 잘 안 타본 기차라 처음엔 괜히 신나서, 앉았다 누웠다 하며 시간 보냄. 근데 결국엔 대부분 창밖 구경만 했다.

산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하이반 고개가 나타나는데, 기차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진짜 예술이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후에는 잘 선택했구나’ 싶었던 순간.
여유롭게 흐르는 창밖 풍경에 잠시 여행자인 내가 아니라, 영화 속 누군가가 된 기분까지 든다. 과장이 아니고 진짜로.


 

후에 황궁
후에 황궁
후에 황궁

 

후에 황궁 – 자금성 느낌의 한산한 궁궐

도착하자마자 그랩 타고 후에 황궁으로 이동.
예전에 본 글 중에 자금성을 모티브로 했다는 말이 있었는데, 실제로도 그런 중국풍 느낌이 꽤 진하다.
건물 하나하나에 시간의 무게가 느껴지고, 꽤 넓어서 대충 한 바퀴 도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린다.

놀랍게도, 한국인은 우리밖에 안 보였다.
대신 현지 단체 학생들이 체험학습 온 것처럼 줄줄이 돌아다니고 있었고, 그걸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

단점이라면… 그늘 없음.
양산, 모자, 선글라스 없으면 그냥 그대로 익는다. 진심.

 

 

뜨득 황제릉 – 조용하고 고즈넉한 산책 코스

후에엔 사원,황제릉도 여러 군데 있지만, 우리는 뜨득 황제릉 하나만 갔다.
황궁에서 그랩으로 이동하면 금방 도착하고,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은 공간. 전체적으로 한적하고 차분한 분위기여서 괜히 속도 느려진다.

현지인도 많았고, 특히 20대 여성들이 많았다.
베트남분들 사이에서는 예쁘게 한껏 차려입고 인생샷 찍는 곳인듯ㅎ, 조용한 곳에 포토존 많고 감성샷 건지기 좋은 장소 찾는 사람한테 강추.


 

 

후에 나이트 워킹 스트리트 & 흐엉강 – 후에의 밤을 걷다

두 군데만 둘러봤는데도 생각보다 체력이 꽤 닳는다.
그래도 후에의 저녁은 안 보고 돌아갈 수 없어서, 마지막으로 후에 나이트 워킹 스트리트로 향했다.

여긴 젊고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지는 번화가다.
술집, 로컬 음식점, 작은 공연까지 이어지는데, 이 거리 자체가 활력 넘치고 걷기 좋다.
특히 바로 옆에 흐르는 흐엉강이 이 거리의 분위기를 더 좋게 만들어줬다.

흐엉강은… 쉽게 말하면 후에의 한강 같은 존재.
물론 크기나 규모는 서울 한강보다는 작지만, 주변에 버스킹, 유람선, 야경, 조명까지 다 갖춘 진짜 ‘강변 산책 코스’다.
한강 걷는 기분 그대로인데, 주변 풍경과 사람들 분위기가 달라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다낭 한강(한강 다리 근처)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

마지막 저녁은 여기서 맥주 한 잔과 간단한 로컬 음식으로 마무리. 피곤했지만, 나름 꽉 찬 하루였다.


 


✍️ 총평 –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던 후에

솔직히 큰 기대 없이 떠난 당일치기였지만, 막상 다녀와 보니 후회는커녕 다음엔 하루 묵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기차 여행도 좋았고, 관광지는 너무 북적이지 않아 오히려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느낌이었다.
다낭에서 하루쯤 조용한 힐링+감성 여행 떠나고 싶다면 후에, 진심 추천한다.

특히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기차, 한산한 황궁 산책, 흐엉강 따라 걷는 저녁까지 하루 안에 이 정도 감성 쌓을 수 있는 여행지가 또 있을까 싶다.
다낭이 조금 익숙해졌다면, 후에는 그 익숙함에서 살짝 벗어나 줄 수 있는 **‘여행다운 여행지’**였다.




 

다낭이 여행지라면, 후에는 그 여행에 쉼표 하나 찍어주는 도시.
조용해서 더 좋고, 낯설어서 더 기억에 남는다.